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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막바지…막판 장기채 매수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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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금리 인하 없을 듯…내년 초 인하 유력
금리 꿈틀될 때마다 장기국채 분할매수 바람직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10회 연속 금리를 올렸다.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지만, Fed는 성명서에 ‘추가적인 긴축이 적절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지역은행 파산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진 우려가 겹치면서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에 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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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선 금리 막차를 타려는 개인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개미들은 지난해부터 일찍이 장기채를 매수하며 시장 상황에 대응해왔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점이 도래하기 전까진 지금과 같은 채권 투자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 금리가 정점”…개인 장기채 매수

8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장외시장에서 개인들은 총 4조3853억원어치 채권을 사들였다. 지난 1월엔 2조9290억원, 2월엔 2조8331억원, 3월엔 2조9933억원어치 채권을 순매수했는데 지난달엔 순매수액이 1조5000억원가량 더 늘었다. 특히 4월엔 보험사(3조8153억원)나 기금(2조8525억원)보다 개인의 채권 투자액이 더 많았다. 올해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13조4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2조6486억원보다 392% 많다.

Fed의 금리 인상 강도가 약해지는 동시에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금리 수준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지만 ‘지금 시장 금리가 정점’이라는 인식 속에 채권시장을 찾는 투자자가 더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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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의 채권 장바구니에는 국채 비중이 가장 컸다. 지난 1월 개인 투자자들의 국채 순매수 규모는 4632억원이었지만 지난달엔 1조5972억원으로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늘었다. 투심은 20년 이상의 장기국채로 향했다. 전체 비중을 보면 국고채 20년, 30년물과 같은 초장기 국고채로 향한 자금이 전체 국채 투자 금액의 60%를 넘어섰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금리가 급등했던 시기엔 단기 고금리 채권 위주로 자금이 쏠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금리 수준이 낮아지자 개인들은 장기적으로 자본차익이 기대되는 초장기 국채로 향하고 있다”며 “만기까지 안전하게 자금을 넣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 예금 금리(6개월~3년 기준, 2~3%대)가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채권의 매력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은 장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으로도 채권 투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종목엔 장기채권 투자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종목별로는 KODEX 미 국채 울트라 30년 선물 (201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272억원), KBSTARKIS국고채30년Enhanced(261억원), TIGER 국고채30년 스트랩액티브(200억원), TIGER 미국채 10년 선물(93억원), KOSEF 국고채 10년(90억원) 순이었다.


고금리 회사채를 겨냥한 자금도 늘었다. 시장 금리 매력이 떨어지면서 AA급의 우량등급만이 아닌 A급 혹은 BBB+급의 만기가 짧은 회사채까지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킨 것이다. 지난달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상위 종목엔 4% 내외의 매수 수익률이 예상되는 HD현대중공업(A-·315억원), SK이노베이션(AA·300억원), GS건설(A+·249억원)이 발행한 채권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세율 구간이 높은 자산가 중심으로 절세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저(低)쿠폰채 관심도 꾸준했다. 저쿠폰채는 액면 금액에서 매년 1% 이자(표면금리)를 주기로 약속한 국채를 말하는데, 과거 저금리 시기에 발행된 저 쿠폰 채권의 경우 현재도 액면가격보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 있는 상태다. 매매차익은 비과세하고 이자수익에만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되는 채권 상품 특성상 저 쿠폰채는 자산가 입장에서 은행 예금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다.


파월, 금리 인하와 '거리두기'… 한은 내년 1분기 금리 인하 전망

시장의 관심사인 금리 인하는 언제쯤 이뤄질까. 5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은 FOMC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기존 인플레이션, 고용지표, 임금 등에서 나아가 은행시스템과 신용환경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내 금리 인하만큼은 확실하게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은행신용 모니터링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나중에는 Fed가 강조하는 인플레이션 2% 달성이 주요 모니터링 사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하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내년 초다. 현재의 긴축 사이클이 인하 사이클로 전환되려면 '금리 인상 종료→양적완화 종료→금리 인하'가 순서여야 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으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며 "은행권의 추가 이슈를 살펴봐야겠지만 연내 동결, 내년 초 인하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오는 9월 FOMC부터 시작된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시스템 리스크 수준의 크레딧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내 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연내보다는 내년 초가 유력하다. 국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선 '긴축 사이클의 완전한 종료,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Fed가 금리 경로에 확실한 판단을 미루고 있는 만큼 한은 역시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1.75%포인트로 역대 최대로 벌어지면서 자본유출 등 부담이 커졌지만, 한은은 경기 우려를 반영해 동결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도 살펴야 하며 금리 방향성은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일축했다.

금리 인하 전까지 장기국채 분할매수

현재 금리 수준은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수준이다. 금리가 많이 내려온 만큼 자본차익을 예전만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아직도 절대금리가 3%대에 형성돼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이뤄질 때를 고려한다면 투자를 고려해 봐도 좋다는 의견도 많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이뤄지기 전까지 금리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때마다 매수로 대응하며 채권을 사두는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며 "국채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상황이 해소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기 때문에, 채권매수를 서두르기보다는 금리 상승 때마다 분할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섣부르게 키워 단기 차익을 노리는 전략보다는 꾸준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국채와 우량 회사채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며 “절세효과 극대화를 위해 2년 이내 만기의 국채 수요가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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