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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중장년 여성에 '놀 기회' 제공하는 바바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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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여성 위한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 제공

중장년을 위한 여행 플랫폼 '노는법'을 운영중인 바바그라운드 허정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중장년을 위한 여행 플랫폼 '노는법'을 운영중인 바바그라운드 허정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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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장년들은 왜 패키지로만 여행을 다닐까?”


중장년 여성을 위한 체험형 여행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는법’을 운영하는 허정 바바그라운드 대표(36)는 세계 곳곳의 여행지를 갈 때마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해외 여행지에서 만난 외국 시니어들은 친구들끼리 단촐하게 ‘놀러온’ 경우가 많았다. 한국인 시니어들은 달랐다. 대부분 여행사의 단체 패키지 혹은 가족과 함께 온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여행 내내 의아하단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관찰과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을 내렸다. “한국 중장년들은 또래끼리 단촐하게 잘 놀러 갈 수 있는 기회와 정보가 없었기 때문 아닐까.” 시니어들이 신선하고 건강한 여행 콘텐츠 정보와 기회를 접할 수 있다면, 이들의 여행문화도 조금은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시니어도 ‘끼리끼리’ 놀러다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성 시니어를 타깃으로, 2019년부터 체험형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노는법’ 서비스를 기획했다. 다만 사업 이후 팬데믹으로 인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 것은 2022년부터다.


아시아경제가 지난 12일 허정 대표를 만났다. 그의 이력은 독특하다. 20여명 안팎의 벤처기업의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일했다. 그는 “앉아서 하는 일보다는 세상 곳곳에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직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개발자에서 승무원으로 이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승무원도 굉장히 정적인 업무였다. 고민 끝에 그는 서른에 퇴사를 선택했다. 세계여행을 하면서 ‘자아찾기’에 나섰다. 10개월 정도를 혼자 정처없이 여행다니며 ‘진짜 원하는 것’을 곱씹었다. 결론은 ‘여행’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마주친 시니어들을 위해 괜찮은 여행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충분히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노는법’은 말그래도 중장년 여성들, 시니어 여성들을 타깃으로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지역사회와 협업해, 또래 친구들끼리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약 80여개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농촌에서 이뤄지는 체험형 여행 콘텐츠가 절반, 도심에서도 짧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반이다. 아직은 총 5명 직원이 전부인 스타트업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여행 프로그램 중 하나인 ‘테마여행 10선’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2000만원 상당의 거래액이 발생했다. 사업 시작 두달만이었다. 그러면서 농가와 협업한 여행 콘텐츠의 가능성에 본격 천착하게 됐다.

-중년 여성을 위한 여행 플랫폼 ‘노는법’ 어떤 계기로 구상하게 됐나.


▲객실 승무원으로 대한항공에서 근무했었다. 여행자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퇴사 이후 배낭여행을 10개월 정도 다니기도 했다. 그때 여행 온 다른 나라의 외국인들을 많이 봤다. 시니어분들이 참 많았다. 우리나라 시니어들은 달랐다. 한국은 시니어들끼리 여행을 잘 하지 않는다. 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을 하든지 아니면 자식들과 여행한다.


왜 그럴까? 왜 이렇게 다른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나라 시니어들은 즐겁게 ‘노는 법’을 익히지 못한 것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이걸 사업적으로 풀고 싶었다. 특히 정년 퇴직을 한 어머니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런 생각은 더 견고해졌다. SNS 등에서 유행한 ‘떡케익’ 같은 걸 어머니에게 해드린 적이 있다. 어르신들은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매우 즐거워하셨다. 시니어들도 요즘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에 대한 정보만 충분히 접할 수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웰니스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건강이라는 키워드도 놓칠 수 없다고 봤다. 이들이 건강하게 놀 수 있는 콘텐츠와 공간,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되겠다는 포부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노는법’은 여행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여행 플랫폼들과 다른 점이 있나.


▲다른 여행, 여가 플랫폼처럼 여행상품만 제공하면서 주요 타깃층만 ‘시니어’에 맞추는 것은 무의미하다. 저희는 단순한 여행 상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지역 농가와 협력해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떻게 협력하나.


▲농촌진흥청과 협력을 통해서 내실있는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농가를 발굴해 진행한다. 농가에서 여행하면서 충분히 “대접을 받고 온다”라는 느낌을 주도록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려면 식사가 매우 중요해, 특히 해당 지역의 특산물로 건강한 상차림을 맛볼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 구체적으로 여성 손님들이 오면 1박2일 여행을 하면서, 정해진 프로그램들을 따라가다가 농가의 조식이나 건강한 저녁을 먹는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된다. 각 농가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테마는 모두 다르다. 도자기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있고, 천을 염색해볼 수도 있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그런데 ‘노는법’을 배워야 하는 것은 남성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지만 모든 기획은 여성에 맞춰져 있다. 특히 숙박하는 상품의 경우 남성들이 결제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막고 있다. 이건 현실적인 우려 때문이다. 처음에 저희가 이런 서비스를 런칭했을 때 여러가지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니어를 위한 특별한 여행 체험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불륜’을 위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현실적으로) 남녀 시니어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들이 그런 식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성 여행자팀, 여성 여행자팀을 모두 한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면 이같은 리스크를 피하기 어렵다고 봤다. 정말로 친구들, 지인들과 알차게 ‘놀기 위해’ 온 여행자들에게 불편한 경험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이들을 위한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행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획하나.


▲인프라와 문화 등이 괜찮은데 비해 관광 프로그램으로서 전략적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곳들을 지자체나 농촌진흥청 등에서 추려서 저희에게 공유해주신다. 매번 직접 농가를 찾아다니면서 괜찮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만한 곳을 발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는데, 몇개의 성공적인 상품들이 나오니까 이같은 프로세스가 정착됐다.


-향후 비전이나 계획이 있다면.


▲앞으로는 1인 여성 여행자를 위한 웰니스 센터를 직접 운영하고싶다. 중년 여성 여행자들만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형식의 웰니스센터를 만들 계획인데, 저희가 직접 여러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건강한 아침식사나 걷기 프로그램 등 콘텐츠를 직접 제공해 보다 안전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숙박형 공간도 함께 운영하고 싶다.

중장년을 위한 여행 플랫폼 '노는법'을 운영중인 바바그라운드 허정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중장년을 위한 여행 플랫폼 '노는법'을 운영중인 바바그라운드 허정 대표.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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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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