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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수소경제]“아반떼서 제네시스로 바꾼 느낌” 수소트럭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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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시범운영 엑시언트 타보니
디젤트럭에 비해 압도적인 정숙성
보조금으로 연비 디젤보다 나아
충전 인프라 부족은 상용화 걸림돌

지난 14일 현대글로비스 울산영업소. 입구에서부터 흰색과 파란색으로 칠해진 큰 트럭이 보인다. 적재함에는 ‘친환경 수소 트럭’이라는 글자가 써있다. 문을 열어 차에 타려고 계단을 3개 올랐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거리는 성인 남성 2명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멀었다. 시동을 켰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운전기사와 거리가 멀었지만, 목소리를 높여 대화할 필요가 없었다. 지금 시동을 켠 게 맞냐고 물었다. “디젤 트럭은 운전석 바로 밑에 엔진이 있어서 지금처럼 조용히 말하면 못 들어요. 수소트럭 처음 탔을 때 아반떼 타다가 제네시스 탄 것처럼 느껴졌어요.”

[다가오는 수소경제]“아반떼서 제네시스로 바꾼 느낌” 수소트럭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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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트를 출시했다. 당초 올해로 예정됐던 판매 일정을 앞당겼는데, 국내 도로에서 적합성 검증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적합성 검증을 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울산영업소에서 수소 트럭을 약 40분 동안 타봤다. 디젤 트럭과 차원이 다른 정숙성과 힘을 실감했다. 상용화의 걸림돌은 충전 인프라 부족이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트럭 내에는 6개 수소탱크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트럭 내에는 6개 수소탱크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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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말 현대자동차·정부와 협약을 맺고 엑시언트 수소 전기 트럭 2대를 도입했다. 현재 운영 중인 화물차는 5대(현대글로비스 2대, CJ대한통운 2대, 쿠팡 1대)다. 수소 트럭은 주로 경북지역(울산-경주·양산) 구간을 오가며 제품을 운송한다. 가장 긴 구간은 울산과 충남 예산을 오가는 노선(편도 약 300㎞)이다.


이 트럭은 적재중량 11t 윙바디 모델로, 350㎾ 모터와 180㎾ 연료전지스택, 72㎾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70㎞까지 주행할 수 있고 최대 출력은 476마력이다. 출고가는 윙 포함 7억6000만원이다. 하지만 보조금(국고+지방) 4억5000만원 등을 받으면 1억6000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수소 트럭은 최대 강점은 정숙성이다. 시동을 걸면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작게 들리는 정도다. 정속 주행을 하거나 감속할 때는 소리가 없으며,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만 ‘윙’하는 소리가 난다. 20년 동안 디젤 트럭을 운전하다 수소 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박법수(60)씨는 “화물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디젤 엔진이 운전석 아래에 위치해 난청 등에 시달린다”며 “이 트럭을 운전하고 나서는 이전보다 덜 피곤하고 목소리가 커질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화물 운송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4일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약 40분간 타보니, 평균연비는 13.8㎞/㎏이며 주행거리는 24㎞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지난 14일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약 40분간 타보니, 평균연비는 13.8㎞/㎏이며 주행거리는 24㎞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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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덕분에 연비도 디젤 트럭보다 좋다. 현재 수소 충전 비용은 수소 1㎏당 약 8500원이다. 울산의 경우 4100원의 보조금을 받아 4400원이다. 이날 평균 연비는 13.8㎞/㎏이다. 이날 주행거리는 24㎞다. 24㎞를 가는 데 약 7650원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엑시언트 디젤 모델의 경우, 평균 연비가 리터당 3㎞대 중반(3.7㎞) 정도다. 20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 1387.83원으로 계산하면, 24㎞를 가는 데 8993원가량이 든다.

현대글로비스 울산영업소에서 수소전기트럭을 운전하는 박법수(60)씨.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현대글로비스 울산영업소에서 수소전기트럭을 운전하는 박법수(60)씨.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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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충전 인프라 부족이 상용화의 걸림돌이다. 상용차용 수소충전소(80㎏/h급)는 대부분 버스 차고지에 설치돼 트럭이 접근하기 어렵다. 결국 승용차 충전소(50㎏/h급)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엑시언트는 수소를 최대 41㎏까지 저장한다. 반면 넥쏘는 6.3㎏이다. 승용차 충전기로 트럭을 충전하면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박씨는 “장거리를 운행할 때는 가는 도중 주변 수소 충전소에 연락해야 자리를 잡고 충전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트럭 적재함 모습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트럭 적재함 모습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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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함 높이가 다소 높아 짐을 싣는 데 조금 더 움직여야 하는 단점도 있다. 차체 아래 배터리가 있어 적재함 높이가 디젤 트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엑시언트 디젤 트럭(9.5t, 13t 기준)은 전고(지면에서 자동차 지붕까지 거리)가 3290㎜다. 반면 수소 트럭은 3828mm로 약 50㎝가량 차이가 난다.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트럭 적재함 아래 배터리가 깔린 모습.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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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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