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바그너 반란 이후 쇼이구 장관 영상 공개

쇼이구 장관, 반란 원인 제공 비판 받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바그너 그룹 반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행보에 나섰다. 이번 반란을 일으키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국방부 영상을 통해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쇼이구 장관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쇼이구 장관이 헬기를 타고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에 있는 러시아 군부대를 방문, 회의를 진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선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러 국방부는 쇼이구 장관이 회의에 참석한 사령관, 고위 장교에게 우크라이나 장비와 병력을 선제적으로 감지해 공격하는 정찰 활동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 안팎에선 국방부의 영상 공개가 쇼이구 장관 책임론을 누그러뜨리는 데 쓰였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 지도부 경질을 요구하며 부하들과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간 비판 대상에 쇼이구 장군을 포함해왔기 때문이다. 프리고진은 또 쇼이구 장관이 바그너 그룹 후방 부대를 포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프리고진은 24일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모스크바 인근까지 진격했지만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한 협상을 받아들여 철수한 상태다. 서방에선 이번 군사 반란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지가 흔들릴 경우 러시아가 더 혼돈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