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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영화 거장 윌리엄 프리드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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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로 공포 영화 진수 보여줘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풍성한 화면 연출
기존 모든 규칙에 도전해 문화적 충격 선사

'엑소시스트(1973)'로 공포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프리드킨 감독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벨에어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인은 심장 이상과 폐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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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킨 감독은 ABC 등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장르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인물이다. 1967년 '좋은 시절'을 시작으로 '밤에 그들은 민스키의 집을 습격한다(1968)', '알 파치노의 광란자(1980)', '늑대의 거리(1985)', '롤스 오브 인게이지먼트(2000)' 등을 연출했다. 최근 완성한 '케인호의 반란'은 이달 30일 개막하는 베네치아영화제에서 공개된다.

처음 명성을 안긴 영화는 두 형사의 마약 공급원 추적을 그린 '프렌치 커넥션(1971)'이다. 형사 파파이(진 해크먼)의 집념을 광기에 가깝게 묘사하며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 장면을 완성했다. 특히 형사들이 음습한 브루클린 거리를 달리며 범인을 추격하는 장면이나 알랭(페르난도 레이)이 군중 속에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장면 등은 다큐멘터리 기법이 더해져 풍성하게 나타난다. 자동차가 지상 구간을 달리는 지하철을 쫓는 장면 또한 속도감을 높인 편집과 긴박한 사운드가 더해져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거듭된 호평 속에 1972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진 해크먼), 각색상(어네스트 타이디먼), 편집상(제럴드 B. 그린버그) 등 5관왕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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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킨 감독은 공포 영화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특히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동명 소설을 토대로 연출한 '엑소시스트'는 특유 서스펜스에 최첨단 특수효과를 접목해 기존 공포 영화들과는 다른 차원의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금도 오컬트 영화의 고전으로 평가될 정도다.


악령에 사로잡힌 소녀와 가톨릭 신부의 퇴마를 다룬 이야기다. 프리드킨 감독은 적절성을 규정하던 기존의 모든 규칙에 도전해 역겨움을 대중적 오락의 하나로 확립했다. 극도의 리얼리티를 끝까지 고수해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소녀가 진짜로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관객이 생각하지 않으면 이 영화가 성공할 수 없다고 믿었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 끝에 섬세한 특수효과와 특수분장을 완성하고, 고난도의 사운드 믹싱 기술로 '악마의 소리'를 만들어내 문화적 충격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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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시스트'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3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입장권 판매수익을 올렸다. 공포 영화로는 최초로 오스카상 작품상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의의 문화적 갈등이 극에 달한 1970년대 초 미국 사회를 반영한다"며 이 영화를 '사회적 호러 영화'라고 규정했다. 프리드킨 감독은 "사회적 측면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만들었다"며 "그런 측면이 흥행에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보적인 것과 억압적인 것, 신성한 것과 타락한 것, 감춰진 것과 명확한 것 사이의 긴장이 특유 에너지를 뿜어낸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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