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사업에 투자" 디즈니, 놀이공원·크루즈에 80조 투입

향후 10년간 투자…직전 10년 대비 2배
디즈니, 최근 스트리밍·TV 사업 고전

디즈니가 향후 10년간 놀이공원(테마파크)과 크루즈 등 핵심사업 분야에 우리 돈 8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영화, TV·방송 네트워크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높은 놀이공원, 체험형 사업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디즈니 파크, 체험과 제품(DPEP) 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약 10년 동안 해당 부문의 연결 자본 지출을 600억달러(약 80조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10년 간의 지출과 비교해 거의 2배 수준이다.

이번 계획은 디즈니가 2019년 출시한 스트리밍 서비스와 기존 핵심 사업 중 하나인 영화, TV·방송 네트워크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디즈니는 "회사가 신중하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자본을 배분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강력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국내외 놀이공원과 크루즈 라인의 수용 능력을 확대하는 데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DPEP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 오른 83억달러, 영업이익은 11% 증가한 24억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상하이와 홍콩에 있는 디즈니 리조트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디즈니는 홍콩, 파리, 도쿄, 상하이 등 미국 외 지역의 테마파크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주토피아'를 주제로 한 놀이기구를 추가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또 블랙팬서의 와칸다를 현실에 구현하는 식으로 새로운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즈니는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놀이공원 공간을 확장하기 위해 향후 개발이 가능한 1000에이커 이상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다만 디즈니의 발표 이후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당장 놀이공원 투자가 늘어나면 단기적으로 현금 흐름이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디즈니 측은 최근 티켓 가격 인상 등 놀이공원 운영과 관련해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으나 올해 전체 미국 내 놀이공원 수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