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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모텔가 거울로 불법촬영… "기념차 나 찍은 것" 변명[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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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피해자의 얼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함께 모텔에 간 것을 추억하고 기억하고자 찍었을 뿐입니다."(변호인)


여성 피해자와 모텔에 갔다가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진 A씨(32·남) 측의 변명이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와 모텔에 간 뒤 거울에 비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치마를 입고 침대에 누운 피해자의 하반신이 찍혔다. 당시 피해자는 A씨에게 "혹시 무엇을 찍었느냐"고 물었고, A씨는 촬영된 중 피해자가 찍힌 사진을 지운 채 자신의 얼굴이 나온 사진만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이 모텔가 거울로 불법촬영… "기념차 나 찍은 것" 변명[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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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다른 사진의 존재를 의심하며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결국 A씨의 하반신이 나온 사진이 발견됐다. A씨는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반포) 혐의로 기소됐다. 1심 법정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해자는 직접적인 촬영 대상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n번방 사건' 전후로 변론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피해자와 기분 좋게 모텔로 갔지만, 사진을 찍어선 안 됐다"라면서도 "다만 피고인은 본인의 사진을 찍으려 한 것이다. 공교롭게 몸을 돌린 피해자가 조금 노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얼굴이 노출되지 않은 점 등을 살펴달라"고 했다.


반면 검사는 "단순히 모텔에 왔다는 것을 찍으려 한 게 아니라 피해자를 촬영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해자로선 당연히 성적불쾌감을 느낄 사진"이라며 "피해자가 '불법촬영물이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던 것으로 볼 때, 본인의 신체가 찍히길 전혀 원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1심은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등도 내렸다.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한 A씨 측은 "피해자를 찍으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호소했다. A씨가 직장에 다니고 있어 벌금형과 수강명령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도 펼쳤다. 또한 연락하는 것 자체가 피해가 될까 봐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모텔에서 사진을 찍은 것 자체가 경솔했다. 2년간 저와 가족의 삶이 무너졌다"며 "매일 반성하고 자책하며 살아왔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성실하고 도덕적으로 살겠다"고 최후변론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강희석)는 "어쨌든 피해자가 찍힌다는 것을 피고인이 알고 있었다. 찍는 순간 피해자가 몸을 돌렸고 피고인이 허겁지겁했다는 것인데, 살펴보고 법리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선고기일은 오는 6일이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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