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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獨 궁정가수 연광철 "우리 가곡 부르며 내 본모습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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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당 20주년 기념 연광철 첫 한국 가곡집 발매
12월 3일, 예술의전당서 한국가곡 독창회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나는 한국 사람이다. 이번에 처음 한국 가곡 앨범을 발매하며 어린 시절 추억을 담았다. 한국 가곡을 부르니 온전히 내 것이 된 것 같았다.”

연광철 성악가가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풍월당 창립 20주년 기념 연광철 한국가곡집 '고향의 봄'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연광철 성악가가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풍월당 창립 20주년 기념 연광철 한국가곡집 '고향의 봄'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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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을 비롯한 유럽 무대에서 30년간 활동하며 ‘캄머쟁어(Kammersanger·궁정가수)’ 칭호를 받은 세계적 성악가 연광철(58)이 첫 한국 가곡집 ‘고향의 봄’을 발표했다. '산유화', '비목'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가곡 18곡이 수록된 앨범은 클래식 음반 전문 매장이자 복합 공간 풍월당이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발매됐다.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광철은 "외국에서 30년 동안 활동하면서 그들의 작품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해석해 현지 정서에 맞는 감동적인 노래를 부르려 노력했지만, 난 어차피 이방인이었기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반면 우리 가곡은 모든 단어와 뉘앙스, 전체적인 맥락, 여러 해석이 가능한 이야기들을 내 나름대로 해석해 불러도 듣는 분들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한국 가곡을 부르며 어릴 적 전기도 안 들어오던 시골에 살며 느꼈던 시골의 정취, 자연의 아름다움이 저절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간 외국에서 오페라 무대에서 외국 사람 역으로 노래를 불렀던 제가 아니라, 한국에서 자란 제 본모습을 우리 가곡을 부르며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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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 산골마을 출신인 연광철은 청주대 음대 졸업 후 유럽으로 건너가 불가리아 소피아음대, 독일 베를린 음대를 졸업했다. 이후 1993년 파리 국제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그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20년 간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 전속 단원으로 활동했다. 독일 바이로이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영국 로열코벤트 가든 등 세계 주요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 그는 2018년 독일어권 성악가 최고 영예인 '캄머쟁어' 칭호도 받았다.

이번 음반에는 1926년 발표된 '고향의 봄'부터 '옛 동산에 올라'(1933), '진달래꽃'(1947), '비목'(1969), '청산에 살리라'(1973) 등 한국을 대표하는 가곡을 비롯해 동시대 작곡가 김택수가 쓴 신작 '산속에서'(2023) 등 총 18곡이 수록됐다. 연광철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웠고 가장 기본이 되는 곡들로 선정했는데, 빠진 곡들도 있겠지만 이번 한번으로 그치지 않고 (앨범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잊혀진 가곡 음반 작업 배경에는 올해 20돌을 맞은 풍월당이 있다. 클래식 음반 전문 매장이자 애호가들의 문화 살롱으로 자리매김한 풍월당 박종호(63) 대표가 1990년대 들어 인기가 사그라들며 잊혀져가던 가곡의 부활을 위해 직접 음반 제작에 나섰다.


박 대표는 "1980년대 이후 사멸하다시피 한 한국 가곡을 이어가고 알려야 한다는 숙제가 늘 마음속에 있었다"며 "수요가 없어 공급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없어 수요가 없는 것이다. 시골에도 피자가게가 들어오면 피자를 먹지만, 가게가 사라지면 더 이상 피자를 먹지 않게 되고, 기억에서도 잊게 된다"고 말했다.


박종호 풍월당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풍월당 창립 20주년 기념 연광철 한국가곡집 '고향의 봄'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종호 풍월당 대표가 3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열린 풍월당 창립 20주년 기념 연광철 한국가곡집 '고향의 봄'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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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서양 음악이 들어온지 150년 됐는데, 우리나라에 뛰어난 연주자들이 나왔지만 서양 음악을 그대로 하는 것뿐 이것을 ‘한국 클래식’이라고 하는 건 모순이고 어떤 면에선 부끄럽다"며 "우리나라의 정서를 잘 담은 건 한국 가곡이다. 독일 가곡 리트와 비교해도 결코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 앨범에 수록된 18곡은 우리 가슴에 젖어 들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듣던 곡"이라고 강조했다.


음반은 박 대표 뜻에 공감한 풍월당 회원 200여명이 기금을 모아 마련한 제작비를 통해 완성될 수 있었다. 풍월당은 이번 가곡 음반을 통해 최초로 자체 음반을 제작했다. 피아노 듀오 '신박듀오'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신미정(40)이 반주를 맡았다.


앨범 표지 디자인은 지난달 작고한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이 자기 작품 '묘법 No.980308'을 사용하도록 후원했다. 앨범은 전 세계동시 발매되며, 한국어와 함께 영어, 일어, 독일어 3개 언어로 번역한 가사집이 함께 제공된다.


연광철은 다음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국가곡 독창회' 무대에 올라 관객에게 직접 우리가곡의 아름다움을 전할 예정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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