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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지원 사격 '롯데GFR', 사업전략 마련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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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GFR, 롯데쇼핑으로부터 500억 자금 수혈
출범 이후 지속된 적자… CEO 교체 등 승부수 통할지 '관심'
업계 "패션 업황 악화, 브랜드 확장보다 킬링 아이템 필요한 때"

롯데쇼핑의 패션 자회사인 롯데지에프알(GFR)이 내년 사업 준비에 한 발 앞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롯데그룹의 2024년 정기 인사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롯데GFR은 이미 수장을 교체, 사업전략을 마련 중이다. 모기업인 롯데그룹의 지원을 받아 실적을 반전시킬 수 있는 청사진을 빠르게 그리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GFR이 판권을 확보한 캐나다구스 매장 모습.

롯데GFR이 판권을 확보한 캐나다구스 매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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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GFR에 올해와 내년 두 차례에 걸쳐 500억원의 자금 지원에 나선다. 롯데쇼핑이 롯데GFR의 보통주 581만9366주를 500억원 규모로 인수하는 방식이다. 롯데쇼핑이 롯데GFR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3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했었다. 이로써 총출자액은 1524억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이 재무적으로 든든한 뒷배를 갖춘 가운데, 해외 패션 부문에 경험이 풍부한 신민욱 최고경영자(CEO)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달에 새로 선임된 신 대표는 이전에 제일모직과 한섬에서 해외 패션 사업을 이끌었던 노하우를 가진 해외 패션 전문가로, 마지막으로는 프라다 코리아 리테일 디렉터를 역임했다. 롯데GFR은 2018년 6월 출범 이후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패션 회사의 경쟁력은 인기 브랜드의 유무다. 브랜드를 직접 만들 수도 있고 해외 유수의 브랜드의 판권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좋은 브랜드를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다. 이를 볼 때 롯데GFR의 경쟁력은 유통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신세계인터내셔날)이나 현대백화점그룹(한섬)보다도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 모두 뷰티, 의류, 잡화 등 수많은 가짓수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롯데의 경우 판권을 가진 브랜드는 총 7개에 불과하다. 캐나다구스를 중심으로 KAPPA(카파), 나이스클랍, 까웨, 겐조, 빔 바이 롤라 등 6개의 패션 회사와 뷰티 브랜드로 샬롯틸버리만 하나만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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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나오기 위해서는 일단은 볼륨(브랜드 수)이 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롯데GFR의 경우 내수를 중심으로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이 찾는 해외 패션 라인업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 효과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2020년 영업이익이 338억원에서 2022년에는 1150억원으로 늘어났다. 한섬 역시 1021억원에서 1680억원으로 성과를 향상시켰다. 그러나 롯데GFR은 이러한 흐름에서 소외됐다. 2020년에는 -6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94억원으로 적자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롯데GFR의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특정 연령층을 겨냥한 킬링 브랜드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로 패션 업황이 좋지 않아 브랜드를 많이 확보하기보다는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효과적인 브랜드를 찾겠다는 전략일 것으로 보인다. 패션 회사들의 매출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특정 브랜드의 매출액이 양호한 것은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일부 백화점 점포에서는 월 매출이 5~6억원을 기록해 명품과 버금가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선 신 대표가 해외 패션에 능통한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해 해외 브랜드 판권 확보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다른 패션 대기업들처럼 자사 편집숍에서 다수의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며 시장성을 테스트하는 시스템이나 인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패션 대기업의 매출을 뜯어보면 해외 브랜드 매출만큼은 견고해 해외에서 해답을 찾아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롯데GFR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사용권을 확보해 패션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기존의 계획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사업 확대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고 브랜드별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아직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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