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무서운데 월세 없어요?"…수도권 非아파트 10집 중 7집이 '월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가 67%
갱신계약 월세 비중은 36.8%

지난해 수도권 소재 빌라와 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의 신규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처음 체결된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주택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67.2%였다. 이는 갱신계약 중 월세 비중(36.8%)보다 30.4%P 높은 것이다. 반면 아파트 경우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40.0%)과 갱신계약 중 월세 비중(36.4%)의 차이가 미미했다.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밀집지역. /문호남 기자 munonam@

임차인이 전세 계약을 월세로 변경해 갱신하는 비중도 소폭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 체결된 수도권 비아파트 갱신 계약 가운데 전세를 월세로 바꾼 비율은 8.8%였다. 이는 전년(7.7%)에 비해 1.1%P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의 월세 전환 비중은 6.4%에서 4.3%로 감소했다.

월세 선호 현상은 아파트를 제외한 모든 유형의 주택에서 공통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2022년 55.1%에서 지난해 60.1%로 5%P 증가했다. 이를 주택 유형별로 보면 단독·다가구주택의 월세 비중은 2022년 66.2%에서 2023년 69.8%로,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비중은 39.4%에서 47.4%로 각각 늘었다. 반면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2년 44.1%에서 지난해 42.5%로 소폭 감소했다.

월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산출한 전국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101.9로, 2015년 12월 101.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역전세, 깡통전세 등 전세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덜한 아파트에서 전세수요가 이어진 가운데 비아파트에서는 보증금 미반환 우려로 월세 선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며 "임차인들의 월세 선호가 커진 데다,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전세보다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도 늘어나 앞으로도 월세 선호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