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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력단절 걱정 해소한 은행권 '재채용'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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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경력단절 걱정 해소한 은행권 '재채용'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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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퇴직하려 합니다." 3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한 맘카페에 하루가 멀다고 올라오는 글이다.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여성들에게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흔한 일이다. 정부가 저출산 대책을 지속해서 쏟아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문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권이 최근 도입하기 시작한 '육아 퇴직 후 재채용' 제도는 우리가 모두 눈여겨봐야 할 대책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재채용 조건부 육아 퇴직 제도'를 마련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시 3년 후 재채용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별도 채용 과정 없이 다시 채용되며 재채용 시 퇴직 직전 직급으로 복귀한다.

육아휴직은 법적으로 자녀 1명당 최대 1년이 보장돼있고 은행들은 2년을 보장해주는데 실제로 그 이후에도 돌봐줄 사람이 없거나 여건이 되지 않는 여성들은 퇴직을 결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저출산은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육아 퇴직 제도를 도입하면서 국민은행은 육아를 하는 직원들에게 최대 5년의 돌봄 시간을 보장하게 됐다. 어린 자녀를 가진 워킹맘들의 최대 고민인 돌봄 문제를 해결하고 경력단절까지 막아주는 방안이다.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최근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달 말까지 신청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육아휴직 잔여기간 6개월 이하·자녀의 나이가 만 7세 이하인 경우 재채용 조건부 육아 퇴직이 가능하다. 만 2년 6개월 후 신규 경력직원으로 재채용 기회를 부여해 최대 4년6개월의 돌봄 시간을 보장해준다. 대체로 비슷한 처우 수준을 유지하는 업계 특성상 이 같은 제도는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직원들의 호응도 높다. 국민은행에서는 45명, 우리은행에서는 35명이 이 제도를 신청했다. 은행 입장에서도 숙련된 인재를 놓치지 않을 수 있어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정부의 '출산율 올리기'에 매몰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미혼남녀 만남 마련 지원이나, 한 서울시 의원의 케겔 운동을 결합한 '국민댄스 운동' 대책은 국민들을 헛웃음 짓게 만들고 있다. 저출산은 단순히 출산율을 올리는 데 급급한 대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지속해서 나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도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 위기는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고객 수와도 연결되어 있으며, 인재 확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기업들의 변화를 돕는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정부와 다른 기업들이 은행권의 선제적인 저출산 대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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