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조약 발표한 날…북한군, 또 군사분계선 침범(종합)

9일, 18일 이어 20일도 MDL 침범
軍 경고사격 실시하자 곧바로 퇴각
지뢰사고 사상자 나와도 작업 지속

북한군이 또다시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했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께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수 명이 MDL을 20m가량 침범했다. 이에 우리 군은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실시했고, 북한군은 바로 북상했다.

전선지역에서 전술도로 보강 작업 중인 북한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들 북한군은 북상한 뒤에도 멀리 후퇴하지 않고 MDL 바로 위에서 작업을 이어갔고, 합참은 상황을 계속 주시했다고 한다. 북한군의 MDL 침범 당시 북측에선 수㎞에 걸쳐 수백 명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북한군이 MDL을 침범한 건 이달 들어서만 세 번째다. 지난 9일 중부전선 DMZ 내에서 작업 중이던 북한군 20~30명이 MDL을 50m 이내로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 퇴각했다. 18일에도 중부전선에서 북한군 수십 명이 MDL을 20m가량 침범했다가 경고사격 이후 북상했다.

북한군이 거듭해서 MDL을 넘고 있지만 합참은 매번 경고사격에 곧바로 북상한다는 점에서 작업 인력들의 '단순 침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낫, 곡괭이 등을 지참한 인원 중 무장 상태인 경계 병력도 있었지만, 군 당국은 해당 병력이 남측이 아닌 작업 병력을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침범을 거듭하는 지역은 수풀이 우거져 MDL 표식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북한군이 이곳에 지뢰를 매설하려면 우선 수풀을 제거해 황무지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사전 작업 차원에서 움직이다 MDL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북한군은 DMZ 내 10여곳에서 지뢰 매설과 경계능력 제고를 위한 불모지 조성, 전술도로 보강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1곳당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씩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전선 지역에서 벌이는 작업 중 여러 차례의 지뢰 폭발사고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작업을 무리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DMZ 안에서 이런 작업을 여러 곳에서 하고 있어서 이와 유사한 상황이 앞으로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며 "원칙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