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보 vs 삼성화재 'UI 표절 의혹' 소송으로 번지나[1mm금융톡]

카카오페이손보, 26일 삼성화재 측에 정식 항의 공문 발송
카카오페이손보 "책임자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해야"
삼성화재 "베낀 것 아니다…가입정보 입력은 어느 보험사나 동일"

삼성화재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해외여행보험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양사의 갈등이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카카오페이손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날 삼성화재 측에 동일한 UI·UX로 해외여행보험 서비스를 개편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당사의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를 무단으로 베낀 삼성화재의 프로세스를 즉각 원상복구해야 한다"며 "현 사태에 대해 삼성화재 책임자의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삼성화재의 온라인 해외여행보험 가입 페이지 비교.

지난 3일 삼성화재는 해외여행보험 온라인 상품 가입 절차와 화면 구성, 안내 문구 등을 개편했다. 개편 전과 후의 화면을 비교해보면 종래엔 생년월일 입력, 기간 입력, 여행목적 선택, 가입사항 안내 등의 순으로 가입 절차가 진행됐다. 하지만 개편된 화면에서는 국가 선택, 기간 입력, 가입플랜 선택, DIY(직접 설계) 등으로 진행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삼성화재의 개편 이후 화면이 자사의 해외여행보험 가입 절차와 판박이라는 주장이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당사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DIY나 국가 선택, 동반 가입하기 단계를 똑같이 추가하면서도 화면 내 레이아웃이나 타이틀, 버튼 문구까지 그대로 모방했다"면서 "단계별 UI와 메뉴, 디자인이나 문구 역시 당사와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측은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에서 해외여행보험 판매를 처음 시작한 게 당사"라며 "보험 가입 과정과 입력정보 등의 내용은 어느 보험사나 동일하다"고 반박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번 사안에 대해 보탬특허법률사무소에 자문한 결과 실질적 유사성, 의거 관계, 창작성 있는 저작물 3가지 요건을 충족해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받았다고도 했다. 삼성화재가 책임자의 사과와 재발방지책 등 카카오페이손보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향후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보의 모바일 가입 프로세스는 신생 보험사로서 고객의 보험가입 편의성과 가치 창출을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창작품"이라며 "후발주자의 혁신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이렇게 쉽게 베끼는 사례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보험산업에서 신생 보험사의 도전과 혁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