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치단체장'으로 알려진 여성이 일본 방문 중 성추행을 당하자 가해자의 사타구니를 걷어차는 등 반격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이 여성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시 상황을 직접 촬영한 영상을 공유하면서 알려졌으며, 일본과 대만에서 모두 이슈가 됐다.
일본 현지 매체 등은 대만 신주시 동구 푸딩리 이장 허즈닝 씨가 지난 15일 도쿄 오쓰카역 근처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허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당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술 취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손에 음료 캔을 들고 허 씨에게 접근한다. 남성이 다소 어눌한 말투로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 사용하면서 허 씨를 큰 소리로 부르자 허 씨는 단호하게 남성의 접근을 거부하듯 손사래를 친다. 이어 가던 길의 방향을 바꿔도 남성이 계속 따라오자 허 씨는 인근 서점으로 들어갔지만, 남성은 끈질기게 허 씨를 쫓아다녔다.
급기야 남성은 가게를 나서던 허 씨의 엉덩이를 두 차례 만졌고, 이에 허 씨는 남성의 사타구니 부근을 발로 차는 등 반격한 뒤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허 씨가 대응에 나서던 순간은 영상에 담기지 않았지만, 남성이 허리를 굽히고 있는 장면과 출동한 경찰이 남성을 쫓아가는 모습까지 공개됐다. 남성은 당시 경찰관들에게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이슈가 됐다. 허 씨는 지난 18일 인스타그램에 중국어와 일본어로 글을 올리고 "이 사건이 일본 뉴스에서 다뤄지면서 일본과 대만 관계에 대한 정치적 이슈를 일으켰다"며 "나를 괴롭힌 남성은 일본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남성의 국적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어 허 씨는 "내가 일본에서 이런 일을 당했지만, 일본을 싫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경찰이 조서를 받을 때 통역도 준비해줬다. 일본 경찰은 매우 고생했고 그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에서 리와 촌은 가장 기본적인 지방행정 단위로, 이장과 촌장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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