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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다이어리] 하늘의 별따기? 베이징 車번호판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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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BYD 전기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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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은 여러모로 참 특이한 도시다. 자본주의인 듯 사회주의 같은 문화가 특유의 고밀도 인구와 맞물려 기상천외한 풍경을 만든다. 돈이 있어도 마음대로 집이나 차를 살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면서도 들을 때마다 희한하다.


그중 다른 1선 도시와 비교해도 빡빡하게 운용되는 제도가 바로 차량과 관련한 것이다. 베이징은 중국 내에서 신에너지(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량과 내연기관 차 모두에 대해 구매 제한을 적용하는 유일한 도시다. 베이징시는 교통체증과 대기오염 문제에 대응하겠다며 2011년부터 추첨을 통해 차량 번호판을 받도록 하는 구매 제한 정책을 실시해왔다. 지나친 투기와 도시 과밀, 환경오염을 방지한다는 명분이 있긴 하지만, 이 엉성하면서도 언뜻 불합리해 보이는 제도가 어떻게든 굴러가는 게 재밌게 느껴진다.

올해의 일반 차량 첫 번째 추첨은 지난 26일 진행됐는데, 총 9600개의 승용차(일반 승용차와 최대 9인승 미니밴 포함) 번호판 추첨에 62만4000가구의 가족 지원자와 259만명의 개인 지원자가 뛰어들었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330:1이 넘는 경쟁률이다. 이러한 번호판 추첨은 연간 6번 실시된다.


당초 베이징이 구매 제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연간 24만개가량의 신규 번호판을 내놨다. 그러나 지속적인 운행 차량 증가 등의 여파로 2014년에는 15만개, 2018년에는 10만개로 감소했다.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번호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를 완화해보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선 도시 중 한 곳인 광저우는 지난 5월 관련 행정 조치를 개정해 신에너지 차의 경우 바로 번호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달 선전은 1만개의 승용차 번호표를 한꺼번에 풀었다.

지난 24일에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 5개 부처가 공동으로 '새로운 소비 조성과 성장을 위한 조치'를 발표, 자동차 소비를 촉진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매 제한 도시들이 차량 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시중에 푸는 번호표 수도 늘릴 것을 권고했다. 이튿날인 25일 베이징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관련 내용을 공유하며 베이징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해당 권고에 대한 동조, 곧 번호판 규제 완화의 신호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까다로운 번호판 배부 기준과 다르게 베이징의 교통질서와 유사시 대응 방안은 느슨하기 짝이 없다. 얼마 전 한 지인이 100% 뒤차 과실(전방 주시 의무 태만)로 접촉사고를 겪었고, 신고로 공안(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이 연출된 적 있다. 공안은 상흔이 남은 피해 차량의 뒤 범퍼를 살펴보고, 운전석과 보조석 자리의 헤드를 손으로 퉁퉁 건드려 보더니 "차가 튼튼해서 다치지 않았겠다"며 자리를 떴다. 상황을 검토해보고 필요하면 연락을 주겠다던 공안은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고 한다. 이 깐깐함과 느슨함이 정신없이 교차하는 베이징은, 참 특이하고 재미있는 도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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