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vs 羅·元·尹 연일 난타전…언론 통해 민심 공략도

羅·元·尹 "한동훈, 배신의 정치"
韓 "공포마케팅·자해의 정치"
캠프·與인사들도 가세
후보 4인, 언론 인터뷰 통해 정견 홍보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연일 한동훈 후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할 인물이라고 화력을 집중하고 있고, 한 후보도 '공포 마케팅'이라고 반박하며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1강(한동훈 후보) 3중(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 구도로 흘러가면서 3중이 1강을 포위 공격하는 양상이다.

한 후보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후보들을 향해 "일부 후보들이 '공포마케팅'에 여념이 없다"며 "그런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 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며 "저는 모든 후보들이 '투표율 제고 캠페인'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앞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한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한 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지 않고 출마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한 후보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나경원, 원희룡 후보는 전국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윤상현 후보는 인천선대위원장으로 저와 함께 선거 지휘를 맡았다"라며 "저도 진심을 다해 이 세 분 당선을 위해 뛰었다"며 선거운동 사진을 올렸다.

특히 한 후보가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하고,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당과 대통령에 대한 배신의 정치 아니냐'고 비판하고 있다.

'배신의 정치'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직격하며 유명해진 말로 보수 지지층에게는 이 수사가 여권 분열의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후보가 윤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어 보수를 분열·약화시킬 수 있다는 취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후보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후 원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전당대회를 미래를 보여주는 정정당당한 축제로 만들자'고 주장했는데, 정말 충격적인 발언이다. 한 후보는 민주당원이냐"며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을 알고도 그런 말을 했다면, 국민의힘 당원인지, 민주당원인지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나 의원도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서 후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도 아주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 당대표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당대표의 역할 중에 중요한 역할, 요건 중 하나가 대통령과 신뢰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윤 대통령과 한 후보의)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부분이 있어서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의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라며 "신뢰 없는 관계 속에서는 어떤 당정관계도 제대로 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후보 간 공방에 이어 후보들의 캠프·여권에서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나 후보 캠프의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위원장이 공유한 대구신문의 사설과 관련, "해당 사설은 '대야 투쟁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던 여당 인사들이 내부 총질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대야 투쟁에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어떤 후보가 몸을 사렸다는 것인가"라며 "혼자서만 싸워왔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내부 총질이자 독선이며, 거짓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 캠프를 지원사격하고 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대를 통해 당원, 지지자들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미래로의 정정당당한 축제로 가자"는 한 후보의 제안에 웬 축제냐며 발끈하는 분도 있다"며 "당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들 중 이제 와서 당원들에게 반성 좀 같이하자는 곤란하다. 반성과 진단은 진작에 마쳐야 마땅하고 적어도 지금은 당원, 지지자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가세했다.

한편 후보 4명은 지난주 TK(대구·경북)·PK(부산·경남) 등 국민의힘 책임당원 40%가 몰려있는 영남을 찾은 데 이어 이번 주에는 언론과의 접촉을 늘리며 여론 공략에 나섰다.

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세미나를 한 후 부산 중영도·해운대을·진을·사하갑·사상·강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펼친다. 사전에 녹음한 YTN·KBS 라디오도 이날 방송된다.

원 후보의 경우 채널A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으로 김영환 충북지사 면담, 충북도당 방문, 충주시, 제천시단양군 당협에서 간담회를 갖는 등 충북 민심을 공략한다. 윤 후보도 이날 인천시당 아침간담회에 참여한 후 KBS 1라디오·TV와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연합뉴스 TV, TV 조선 유튜브, MBN 등 방송 출연에 집중해 여론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