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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5%도 어렵다"…신세계건설의 미분양 해소의 암초[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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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브명지, 계약금 10%→5% 방법 모색
삼성물산·현대건설, 계약금 내려 완판 성공
잇따른 미분양 여파로 재무건전성 '빨간불'

신세계건설이 계약금 조건을 완화해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에 나섰으나, 금융권의 차가운 시선 속에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계약금을 10%에서 5%로 낮추며 미분양 해소에 나서는 것은 통상적인 미분양 해결책으로 볼 수 있으나, 이를 지원해줘야 할 금융권에서는 '경기 침체 속 중견 건설사의 비수도권 분양 물량'이라는 점을 이유로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이다.


2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신세계건설 은 최근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 아파텔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계약금을 분양가의 10%에서 5%로 낮추는 건을 두고 저축은행 등 금융사와 논의를 개시했다. 계약금을 5% 수준으로 책정하더라도 계약자에게 중도금대출을 실행해 줄 금융사를 찾는 상황이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약금은 집값의 10~20%, 중도금은 최대 60% 범위에서 사업시행자가 정할 수 있다. 통상 계약금 10%, 중도금 60%, 잔금 30% 비율로 나눠 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계약금 5%도 어렵다"…신세계건설의 미분양 해소의 암초[부동산At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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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인하로 분양 실적 확보할까

신세계건설이 계약금 비중을 낮추려는 건 계약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덜고 분양을 촉진하려는 취지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2년 2월 분양을 시작한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는 지난 1월 말 기준 상가를 제외한 주택 세대의 분양률이 49%에 그쳤다. 건설업계에선 일반적으로 분양률이 70%를 넘어야 건설대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본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조금 더 좋은 조건을 가진 금융사가 있는지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로, 여러 금융사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며 "계약금 비중을 5%로 낮추는 건 다른 건설사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차원에서 여러 방법의 하나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컨소시엄(삼성물산·SK에코플랜트· 코오롱글로벌 )은 지난 3월 경기 수원 권선구 세류동에 들어서는 '매교역 팰루시드' 계약금 비중을 기존 10%에서 5%로 내리는 등 계약 조건을 손봤다. 이 단지는 높은 분양가로 초반 계약 성적이 저조했지만, 계약 조건을 변경한 지 약 한 달 만에 미계약 물량이 전부 팔렸다. 현대건설 이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더 운정'도 계약금을 분양가의 5%로 설정한 뒤 지난 4월 모든 물량을 완판했다.


이들 단지와 달리 빌리브 명지 듀클래스는 계약금 조정에 비교적 유리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견 건설사의 비수도권 단지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영향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분양자가 계약금을 많이 넣을수록 (중도금대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적은 '진성고객'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약금 비중이 5%인 곳보다 10%인 곳을 당연히 선호한다"면서도 "건설사 규모와 사업장 위치, 분양률 등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여지는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경남을 주요 영업 구역으로 둔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행은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낸 계약자에게만 대출을 내준다’는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있다"며 "계약금을 5%만 부담한 계약자라면 차주의 신용상 문제, 금융비용 충당 불가능 등 리스크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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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 내려서 분양 실적 확보해야

한편 신세계건설은 이 밖에도 대구·서울 등지 사업장에서 부진한 분양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구 칠성동 '빌리브 루센트'(24%)와 대구 본동 '빌리브 라디체'(31%) 등은 지난 1월 말 기준 20~30%대 분양률을 기록했다. 서울 연신내 복합개발 사업 분양률은 41% 수준이고, 서울 목동 KT 부지 개발 사업은 올해 초 시공권을 포기했다.


잇따른 미분양 여파로 신세계건설의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2년 62억원이던 미수금은 지난해 137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고 올해 1분기 165억원이 됐다. 미수금은 공사를 완료하거나 분양을 진행하고도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을 말한다. 대금을 받지 못한 기간이 길수록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


모회사인 이마트 가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미봉책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5월 신세계건설에 6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지원했다. 대규모 자금 지원으로 8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낮아지게 됐다. 그러나 신세계건설 정상화를 위해서는 자금 투입보다는 분양 실적 개선 등 수익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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