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텃밭' 뚫었다…LG엔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첫 대규모 수주

중국이 장악한 LFP 배터리 시장서 수주
5년간 39GWh 공급…전기차 59만대분
CTP 적용된 파우치 배터리 공급

LG에너지솔루션 이 국내 배터리 업체 최초로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와 전기차용 파우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 기간은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이며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GWh다.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 르노 공급계약 개요.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의 LFP 배터리 수주는 글로벌 자동차 3대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에서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군을 뚫었다는 데 의미가 깊다. 전기차용 LFP 시장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텃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용 LFP 시장 점유율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휩쓸고 있다.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철과 인산을 사용해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고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보급형 전기차 수요도 늘어나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하이니켈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최근 LFP 배터리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급 계약으로 기술과 품질 경쟁력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파우치형 셀투팩(CTP).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에 공급하는 LFP 배터리는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이 적용됐다. 셀투팩 기술은 셀, 모듈, 팩 공정을 거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모듈 공정을 거치지 않고 배터리 팩을 조립하는 공정 기술이다. 팩에 직접 배터리 셀을 조립함으로써 무게를 줄이고 모듈 공간만큼 더 많은 셀을 탑재해 같은 공간 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셀은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LG 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 배터리 분야에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프리미엄 제품부터 고전압 미드니켈(Mid-Ni) NCM, LFP 배터리 등 중저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기를 앞두고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유럽의 가장 오래된 고객사인 르노와의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만의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치열한 격전지인 유럽 공략을 필두로 글로벌 LFP 배터리 수주를 본격화하고, 검증된 현지 공급능력, 독보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고 수준의 고객가치를 지속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르노가 1일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