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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3막 기업]"시니어 사업만 3번째…중장년 1300명 만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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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태영 웨이어스 대표

"제가 그동안 은퇴한 중장년 1300명을 인터뷰했어요.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충은 '관계 축소'에서 기반합니다. 한평생 주부였던 분들도 자식이 출가하면 허전해하더라고요. 중장년이 등산, 당구, 술로 모이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습니다. 신선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놀거리를 원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을 모아 새로운 여가생활을 제공하고 싶습니다."


아시아경제가 지난달 18일 인터뷰한 공태영(38) 웨이어스 대표는 2016년부터 시니어 대상 비즈니스를 해왔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시절 결혼과 출산을 겪으며 부모님 세대의 고민에 공감하게 됐고, 그때부터 시니어를 위한 사업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첫 사업은 중장년을 위한 프랜차이즈 브랜딩이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생리를 잘 모르고 접근하는 퇴직 중장년을 위해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콘셉트였다. 두 번째는 구인구직 플랫폼이었다. 중장년 숙련기술자와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기술인력 특화 매칭 비즈니스였다. 앞서 건설기계 회사에서 재무 업무를 하던 공태영 대표가 경상남도 지역의 조선업, 제조업이 쇠락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던 기술자들이 연이어 퇴직하는 모습을 보고 지역에서 창업했다. 지인 추천이나 인력사무소, 사설 정보지 등을 통한 소개가 대다수였던 중장년들의 구인 방식을 온라인화하려는 시도였다.

7년 넘게 구인구직 플랫폼을 운영하던 공 대표는 지난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창업했다. 대상은 여전히 시니어다. 그는 "그동안은 어르신들의 제2의 커리어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운영했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즐길 거리를 찾아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 대표의 새로운 스타트업 '웨이어스'는 퇴직을 앞두거나 퇴직을 경험한 사람들이 익명으로 이야기와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태영(38) 웨이어스 대표. 그는 30대 초반부터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집중해왔다. 사진=웨이어스

공태영(38) 웨이어스 대표. 그는 30대 초반부터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에 집중해왔다. 사진=웨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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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어스를 소개해달라.

▲퇴직 전후 세대의 공통 관심사를 기반으로 자산이나 취미, 여가활동 등 여러 분야에서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다. 지난 7년 동안 만난 시니어들이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문제는 사회적 위치가 바뀌며 급격히 관계가 축소되면서 발생하더라. 인터뷰했던 시니어 중에는 "꼭 출근하는 게 아니더라도,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서 사람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고 말하는 분이 많았다. 사회 구성원들과의 연결이 끊기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문제다. 웨이어스는 중장년 익명 커뮤니티에서 출발해 인생설계, 여가활동, 심리케어 등 은퇴 전후 세대의 전반적 삶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키려 한다.


-익명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중장년분들이 속마음을 주변에 잘 털어놓지 못하겠다고 하더라. 가족에게는 짐이 될까 봐 못하고, 친한 친구들에게는 경쟁의식을 느껴 자존심 때문에 힘든 속내를 보이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지금도 포털 사이트에 은퇴자 카페 등 비슷한 온라인 모임이 많다. 다만 그러한 공간은 글 올리는 사람 따로, 읽는 사람 따로 있다. 게시글을 읽기만 하고 직접 쓰지는 않는 '눈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웨이어스가 만드는 커뮤니티는 쌍방 소통이 활발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게임 요소를 가미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용자들이 '소통왕'이 되면 주기적으로 선물을 주는 방식 등을 활용했다. 덕분에 7개월 동안 7만 건에 가까운 글이 올라왔다.

웨이어스 플랫폼.

웨이어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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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오프라인 모임도 운영한다고.

▲처음에는 중장년의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같은 모델만 떠올렸다. 그러다 이분들을 오프라인에서 익명으로 모아봐도 좋겠다고 판단했다. 익명성을 갖고 네트워킹과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 참여자들도 좋아할 거라는 가설을 세웠다. 참여자들이 원하는 주제 하에 오프라인 커뮤니티를 열어서 모이는 방식이다. 그래서 작년 말부터 주변 소상공인이나 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모임을 예약할 때 내는 서비스 이용료와 소상공인이 모임을 등록할 때 내는 수수료가 자사 매출로 잡히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구독자 약 18만명을 보유한 최대룡 프로 골퍼를 초청해 웨이어스 회원 대상으로 골프 강의와 소장품 제공 행사를 열었는데, 골프를 즐기는 50·60대에게 무척 인기가 많아 약 50명이었던 모집 인원이 빠르게 마감됐다. 웬만한 인플루언서들은 비수도권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편이라 호응이 좋았다.


공태영 웨이어스 대표. 사진=웨이어스

공태영 웨이어스 대표. 사진=웨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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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을 통해서 주로 어떤 모임이 만들어지나.

▲스마트폰 사진 공부 모임, 다도 모임, 테라리움 모임 등 다양하다. 모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제와 성격을 조절하고 있다. 지금은 원데이 클래스처럼 소상공인들이 웨이어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모임을 열고 참여자를 받는 형식이 많다. 덕분에 중장년 세대를 타깃 고객으로 인지할 수 있었다는 소상공인도 있었다.


-이용자들은 어떤 모임에 관심이 많은가.

▲아무래도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고 싶은 수요가 많은 연령대이다 보니, 재정 관리나 재테크에 관련된 모임이 정말 인기가 많다. 최근에 연금제도를 활용해서 고정적인 수입을 만들 수 있는 방법, 지역가입자가 된 은퇴자들이 건강보험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BNK경남은행과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해당 세미나에 1500명 가까이 접속했다. 그 전에 비슷한 주제로 경남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3번 했는데, 다른 지역에서도 참여하고 싶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한 거다. 앞으로도 이런 배움형 온라인 모임을 진행해볼 계획이다. 지금도 웨이어스에서 BNK경남은행과 협업해 은퇴·퇴직자를 위한 일대일 금융·재무 상담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

▲일단 내년까지 매출은 15억원, 회원 수는 2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소통 중심 커뮤니티를 구축해왔다면 지금은 온·오프라인으로 모임을 다양화해 매출과 트래픽이 확대되는 단계에 있다. 앞으로 개인 데이터 매칭 솔루션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고, 액티브 중장년에 특화된 라이프케어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게 목표다. 헬스케어 등 협업 상품을 판매하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그 특성상 처음부터 빠르게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다. 올해 하반기에 초기 투자 유치를 성사하는 데 집중하면서 꾸준히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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