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이 복귀 없다"…與, 본회의 불참 고수

'정신나갔다' 발언한 김병주에 재차 사과 요구
추경호 "채상병특검법 강행시 필리버스터 대응"
이재명 수사 검사 탄핵안 추진에 "탄핵중독"

국민의힘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지는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한 발언에 사과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참석 여부는 일단 본회의 전까지 김병주 의원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며 "사과가 없다면 저희가 본회의장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오후 국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한일 동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한 총리가 한미 간 동맹은 강화하고, 한일 동맹의 경우 국민적 반발이 있고, 합의가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이야기할 부분이 되지 못한다"며 "한일 간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한 총리의 발언에 공감을 표한 후 국민의힘이 지난달 2일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은 국토에 대한 야욕을 갖고 있는 나라인데 (국민의힘은) 어떻게 일본과 동맹을 한다고 생각하냐"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비판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달 2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한 것에 대해 "계속되는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할 뿐"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낸 바 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이 거부했다.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자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정회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복귀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일정이 파행됐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이 김 의원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 불참할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의원이 야당 간사로 있는 국회 국방위원회는 3일 예정된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에서는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 등에 대해 업무보고와 현안 보고가 예정돼 있었다. 여야 간사도 선임하고 소위원회도 구성할 방침이었다.

다만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가 개의되고,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강행한다면 필리버스터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날 대장동·백현동 특혜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검사 등 총 4명의 탄핵소추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시킨 데 이어 이날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를 시도하려는 것은 거대 야당의 횡포라는 입장이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대정부 질문 때 법안 처리를 상정한 전례가 없다. 국회의장도 인식하고 있고, 민주당도 상황을 인식은 하고 있다"며 "그래서 어제 강하게 항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민주당과 의장이 채상병 특검법 상정을 강행하면 저희는 강하게 항의하고, 그래도 진행되면 필리버스터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은 이날도 민주당을 향해 '탄핵 중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2년간 총 13번이나 탄핵소추안 발의한 탄핵중독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오로지 이 전 대표를 구하기 위해 22대 국회 시작부터 국회 존재를 스스로 파괴하고, 이 전 대표 방탄을 위한 입법 횡포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