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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한시 떠나자"…50년 같이 산 네덜란드 부부 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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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하는 건강에 '동반 안락사' 결심해
네덜란드 지난해 동반 안락사 총 33건

유치원 시절 처음 만나 50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했던 네덜란드의 한 70대 부부가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유치원서부터 평생 함께한 부부, 악화하는 건강에 떠나는 길도 같이하기로 결정
유치원 시절 처음 만나 50년간 함께한 네덜란드 얀 피버(70·왼쪽)와 엘스 반 리닝겐(71) 부부가 동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이미지출처=BBC]

유치원 시절 처음 만나 50년간 함께한 네덜란드 얀 피버(70·왼쪽)와 엘스 반 리닝겐(71) 부부가 동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났다. [이미지출처=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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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BBC는 네덜란드 부부 얀 파버(70)와 엘스 반 리닝겐(71)이 지난 6월 3일 의사로부터 약물을 투여받아 함께 숨졌다고 보도했다. 얀과 엘스는 유시원 시절 처음 만났다. 얀은 유년 시절 네덜란드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하키 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스포츠 코치가 됐다. 엘스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다. 이들은 20대에 결혼해 아들 한 명을 낳고 살았다.

이 부부는 모두 바다를 좋아했다. 그래서 결혼 생활의 대부분도 보트에서 보냈다. 또 화물선까지 구매해 화물 운송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부부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0년 넘게 무거운 화물을 옮겨가며 일한 얀은 허리 통증으로 2003년 수술을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엘스 역시 2018년 교사직에서 은퇴한 뒤 치매 초기 증상을 보였고, 2022년 11월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들은 상태가 더 나빠지기 전에 아들과 동반 안락사에 관해 논의했다고 알려졌다. 얀은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좀비처럼 살아야 했다"며 "내가 겪고 있는 고통과 아내의 치매를 생각했을 때 이 삶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부모님이 죽는 걸 원치 않는다. (병을 고칠 수 있는) 더 나은 시대가 올 거다'라고 말해 눈물이 났다"면서도 "하지만 나와 엘스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모두가 함께 저녁 먹는 자리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눈물" 주변인과 인사한 후 세상 떠나

이들 부부는 안락사 전날 아들, 손주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산책했고, 마지막 저녁 식사 자리에 모든 가족이 함께했다. 다음 날 아침, 부부의 가족과 친구들은 지역 호스피스에 모여 2시간 동안 추억을 나누기도 했다. 모든 주변인과 충분히 인사한 후 이들 부부는 의사에게 약물을 투여받고 몇 분 만에 함께 생을 마감했다. 부부가 마지막 숨을 거두기 며칠 전 찍은 사진과 함께 살던 캠핑카가 유족에게 남겨졌다.

의사 판단 등 요건 충족하면 안락사 시행 가능…국내서도 합법화 목소리

앞서 네덜란드는 2002년 4월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안락사는 개인이 자발적으로 요청한 경우, 요청자의 신체적·심리적 고통이 의사로부터 '견디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와 개선 전망이 없는 경우 등의 기준이 충족됐을 때 시행한다.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사망한 사람은 9068명으로, 이는 전체 사망자 수의 약 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동반 안락사 사례는 33건으로 총 66명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의 취지로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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