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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선별진료소 직원에 욕설·폭언… 820만원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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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 요청에 욕설과 폭언한 父子
업무방해 벌금 200만원·위자료 등 820만원

코로나 선별진료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던 근로자에게 폭언한 아버지와 아들이 손해배상금 및 위자료로 820만원을 물게 됐다.


3일 연합뉴스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인용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전기홍 부장판사가 선별진료소 운영팀장 A씨가 부자지간인 B씨와 C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B씨 등은 A씨에게 82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해당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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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2023년 2월 경기도 한 보건소에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체 채취 업무를 위탁받아 선별진료소 운영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진료소를 방문한 두 남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을 발견한 A씨는 두 사람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들은 A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당시 남성 B씨는 "너 뭐야, 이 XXX아"라고 욕설하고 "네가 팀장이야? 보건소장 나오라 해" "넌 공무원이기 이전에 사람이 먼저 돼야 하는 거야" 등의 폭언을 했다. B씨의 아들 C씨 또한 이에 가세해 A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


이들의 소동은 약 30분가량 이어졌다. 당시 선별진료소에는 PCR 검사를 받기 위해 방문한 시민들이 있었고, 검사소 직원들이 검사를 멈추고 나와 말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관의 출동에도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B씨 부자는 업무방해로 약식 기소돼 각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공단에 도움을 요청해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충격을 받은 A씨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증 등으로 병가 휴직을 쓰는 등 선별진료소 업무를 더 수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A씨는 수입 상실분과 치료비, 위자료 등으로 2300여만원을 청구했다.


B씨 부자는 소송에서 "민간에 위탁된 선별진료소 업무는 행정기관의 공무집행으로 볼 수 없고, 따라서 B씨 등의 행위는 불법행위가 아니다"라는 논리를 폈다. 또 "A가 정신적 기왕증(병력)이 있기 때문에 업무에 부적격인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공단은 "B씨 등이 있지도 않은 정신적 병력 운운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갑질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공무원들도 생겨나는 만큼 이들을 엄벌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B씨 등은 공동으로 A씨에게 위자료 500만원을 포함해 모두 82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단의 나영현 공익법무관은 "대민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민원실 등에서 공무원에게 폭언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민원인이 저지른 위법행위 건수는 지난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1년 5만1883건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폭언·욕설이 80%로 가장 많았고, 협박과 폭행, 성희롱 등이 뒤를 이었다. 지자체 등에서는 수년째 대응 방안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대민 부서는 공무원들의 기피 1순위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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