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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밀폐공간 질식재해, 보이지 않는 ‘죽음의 함정’ 탈출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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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평범한 작업자가 탱크나 저장소와 같은 밀폐공간에 들어갔다가 결코 나오지 못하고 이 광경을 보게 된 동료가 구출하러 그 공간에 들어갔다 함께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간혹 보도되고 있지만 뉴스를 접하는 사람은 그 원인과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밀폐공간은 그 특성상 제한된 출입구와 불충분한 환기로 인해 산소가 부족하거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장소로 탱크, 저장소, 집수조, 정화조, 맨홀, 기타 환기가 불충분한 공간 등이 해당된다. 이런 장소는 일반 작업자가 작업을 위해 아무런 대비 없이 쉽게 출입해 작업할 수 있어 작업 중 산소결핍과 유해가스 중독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1년에 평균 3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밀폐공간에 대한 작업환경 관리에 보다 더 많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밀폐공간 내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미만 비정상적으로 낮아졌을 때 산소결핍 재해가 발생할 수 있다. 황화수소와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 농도가 높아져 작업자가 바로 위험 감지하기 어려울 경우 유해가스에 의한 중독으로 근로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환기가 불충분한 탓에 가연성가스의 축적으로 인한 폭발사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매우 위험한 환경으로 변하면서 보이지 않는 죽음의 함정을 파놓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밀폐공간 출입과 안전한 작업을 위해선 사전에 작업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 측정과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를 활용해 밀폐공간 내 환기를 충분히 실시하도록 해야 하며 작업시간 동안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또 밀폐공간 출입 허가를 통해 출입제한 조치, 위험성과 안전수칙 교육을 실시하고 작업 시에는 송기마스크 및 양압식 공기 호흡기를 착용해 작업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안전벨트와 로프를 착용하도록 해 언제든지 신속하게 구조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센서와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밀폐공간에 대한 실시간 원격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 개발돼 공기상태의 적정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작업 위험을 많이 감소시킬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산소, 일산화탄소, 황화수소 등 화학물질 감지센서와 통신기능이 내장된 기기를 밀폐공간에 설치하고 LTE와 블루투스 등의 무선통신을 통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작업자에게 휴대폰이나 PC로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별도의 충전없이 2년가량 설치해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초저전력 기술이 내장된 기기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도입은 질식재해 예방사업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존 방식처럼 밀폐공간 작업 사전 예방수칙 준수, 출입 작업자 안전교육 실시, 적절한 장비를 사용한 산소농도 측정, 환기실시 등 현장에 존재하는 모든 밀폐공간의 위험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고 고위험 공간의 경우 무조건 작업 전에 즉시 환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상시 가동해야 한다. 또 작업장 내 밀폐공간을 대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상시 현장관리 작동성을 강화하는 관리 방법의 고도화도 필요하다.


밀폐공간은 해당작업에 종사하는 작업자에게는 피할 수 없는 일터인 경우가 많다. 누가 대신할 수 없는 작업이라는 것이다. 이런 장소에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작업자의 생명을 보호해 주는 것이 모든 현장 조직에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이처럼 예방조치의 철저한 이행과 함께 모든 직원의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현장관리 방법의 고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상시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이 밀폐공간 질식재해예방의 추진 방향이다.


앞으로는 단순히 밀폐공간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작업자가 매일 안전하게 귀가토록 하는 것으로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것이 안전문화의 핵심이며 모든 산업현장에서 추구해야 할 근로자를 위한 당연한 의무다.


/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산업보건센터 김영교 부장

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산업보건센터 김영교 부장.

안전보건공단 부산광역본부 산업보건센터 김영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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