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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제발 아니길'…모텔뷰·옹벽뷰·벽뷰 분통 터지는 최악의 아파트[궁금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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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주를 마친 서초구의 한 아파트는 시공할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인근 작은 산을 끼고 있는 일부 세대에서 창밖에 정원이 꾸며지는 듯한 홍보와 달리 옹벽에 산비탈이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다. 수분양자들은 ‘옹벽뷰’를 분양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3일 이곳을 가봤다. 논란이 된 동의 옆에는 한 재단의 숲체험원이 있었다. 체험원에서는 일부 세대의 안이 훤히 들여다 보였고 산비탈도 정리는 됐지만 불편함은 있어 보였다.


3일 숲체험원 옆의 비탈과 맞닿은 한 아파트 모습 [아시아경제 ]

3일 숲체험원 옆의 비탈과 맞닿은 한 아파트 모습 [아시아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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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치는 입지와 함께 전망을 의미하는 뷰에 따라 달라진다. 예나 지금이나 배산임수가 최고다. 산을 뒤로하고 앞에는 한강이 보인다면 최고다. 한남더힐, 나인원한남이 그런 예다. 산이 없다면 한강뷰만으로도 가치가 높다. 산도 뷰의 가치가 높다. 남산뷰, 북한산뷰, 북악산뷰, 인왕산뷰 등이 대표적이다. 양재천, 청계천, 홍제천, 성북천 등도 선호뷰다. 왕이 일하고 잠자던 왕릉뷰도 인기다. 경복궁, 창경궁, 덕수궁 등과 왕릉뷰도 선호 뷰 중 하나다. 반면에 입주민으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최악의 뷰도 있다.

'ㄷ'자 아파트 단지 안에 모텔이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조감도

'ㄷ'자 아파트 단지 안에 모텔이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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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의 한 아파트 단지는 모텔뷰 논란이 있었다. 이 곳은 ‘ㄷ’자 모양의 단지인데 한 가운데에 영업 중인 5층짜리 모텔이 자리했다. 단지가 모텔을 병풍처럼 둘러싸 일부 세대는 모텔이 보일 수 밖에 없다. 시공사가 모텔을 인수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모텔뷰, 모텔을 품은 아파트가 됐다. 지난 3월 입주가 시작된 대구의 한 아파트 일부 세대는 거실 창문 전체가 모텔 건물에 가로막혀 있다. ‘ㄱ’자 모양의 아파트 바로 옆에 모텔이 자리 잡고 있다. 아파트에서 몇 걸음을 걸으면 모텔이 나온다. 모텔은 아파트를 짓기 전부터 이곳에서 영업을 했다. 모텔 잘못은 아니다. 입주자들은 분양 계약 당시 바로 앞에 모텔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한 입주예정자는 KBS대구경북 인터뷰에서 울분을 토했다. 입주자들은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텔 옆에 아파트단지가 위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KBS뉴스 캡처

모텔 옆에 아파트단지가 위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는 KB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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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들이 있는 뷰는 망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다르다. 왕이 죽은 왕릉뷰는 가치가 높다. 대신 경관을 헤치면 안된다. 김포 장릉 경관훼손을 이유로 논란이 됐다 기사회생한 검단의 아파트단지가 그렇다. 서울시의 종묘∼퇴계로 일대 세운지구 재정비 계획은 종묘의 경관을 훼손하는가 여부가 논란이다. 유네스코가 문화재청에 종묘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요청하면서 불거졌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가 종묘 일대 경관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세운지구에 최고 200m 높이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 종묘 정전에서 바라볼 때 건축물 윗부분 120m가량이 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3개동 총 4백42가구로 구성된 풍납 씨티극동 아파트다. 미끄럼틀 또는 세모모양이라고 해서 유명하다. 인근 풍납토성에서 가까운 아파트면부터 세모형태로 올라가도록 지었다. 반면에 지방의 한 아파트단지는 산과 공원으로 둘러싸인 숲세권으로 홍보가 됐는데 수 백 가구에서 무덤이 보이는 ‘무덤뷰’여서 논란이다.

풍납토성의 경관훼손을 막기 위해 세모모양 또는 미끄럼틀 모양으로 지어진 씨티극동아파트

풍납토성의 경관훼손을 막기 위해 세모모양 또는 미끄럼틀 모양으로 지어진 씨티극동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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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뷰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아파트는 판교에 있다. 아파트 11~12층 높이까지 옹벽이 있다. 비행기 운항과 관련한 고도제한을 받는 곳이어서 30m를 파고 부지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뷰 중 하나는 ‘벽뷰’다. 기존의 아파트의 정말 코 앞에 또 다른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창문을 열면 바로 다른 아파트의 벽이 보이기 때문이다.


판교의 옹벽뷰 논란이 있는 아파트를 보도한 KBS뉴스 캡처

판교의 옹벽뷰 논란이 있는 아파트를 보도한 KBS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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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단지에서도 사실상 벽뷰가 많다. 아파트를 새로 지으면서 용적률과 건폐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용적률은 수직적 건축밀도, 건폐율은 수평적 건축밀도다. 용적률 900%, 건폐율 50%라면 대지면전에 건축물이 절반을 차지하고 그 건축물의 높이가 대지면적의 9배라는 것이다. 누구나 탁 트인 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계속되는 상황이고 좁은 땅에 많은 이들이 원하는 고층 아파트를 지으면, 거기다 수 십 수 백억원의 자산가가 아니라면 뷰에 대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 낮춰야 하는 시절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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