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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정조준]초부유층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 원베일리 몰려갔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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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 모여드는 반포, 뺏길 수 없는 시장"
예술품 경매 세미나 등 초고액층 위한 서비스 제공
노후설계·부동산·상속 및 증여 한 곳에서 해결

3일 오후 대형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의 모습. [사진=이승형 기자]

3일 오후 대형 증권사들이 밀집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의 모습. [사진=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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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부자 중의 부자가 사는 곳…'강남 속 강남'"


지난 3일 오후에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이곳에는 국내 대형 증권사 영업지점이 한곳에 모여 있다. 최근 반포동 일원이 국내 최고 부촌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다. 9호선 신반포역과 고속터미널역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 원베일리(2990가구)와 래미안 퍼스티지(2444가구), 아크로리버파크(1612가구), 반포센트럴자이(757가구) 등의 집값은 평당 1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반포디에이치클래스트(5002가구), 래미안 트리니원(2091가구)이 향후 분양을 앞두고 있어, 업계는 부유층들이 계속해서 반포에 모여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센터 반포WM에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투자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이 투자센터 반포WM에서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투자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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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의 상가엔 증권사의 초부유층 고객 대상 자산관리(WM) 특화 센터 6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1층과 4층에는 미래에셋증권, 2층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3층엔 KB증권, 5층에는 유안타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들어서 있다.


1층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WM에 들어서니 오후 시간을 활용해 내점한 고객들과 전담 프라이빗뱅커(PB)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4층에는 VIP 고객을 위한 세미나실 및 상담실이 있었다. 1층과 4층을 모두 차지한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WM은 이성우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30년간 인사, 감사, 인수합병(M&A) 부서 등을 거쳐 현재는 자산관리, 법인자금 운용, 은퇴 설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아울러 본사의 영역별 전문가들과 협업해 해외주식, 연금, 부동산, 세무, 법률 등을 아우르는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2층에 위치한 NH투자증권 반포브랜치. [사진=이승형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2층에 위치한 NH투자증권 반포브랜치. [사진=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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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위치한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이곳에 '반포 브랜치'를 열었다. 기업금융의 강자인 NH투자증권은 초고액 자산가와 사업가들이 많은 지역 특성을 이용해 경쟁력 있는 기업금융 딜 컨설팅에서부터 자산 승계, 글로벌 컨시어지, 패밀리오피스 솔루션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같은 층에 있는 삼성증권 반포WM 지점엔 본사 투자컨설팅 부서장, 삼성타운금융센터법인지점 지점장, 삼성동WM지점 등을 거친 조완제 지점장이 있다. '자산관리 전통 명가'로 불리는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초고액층 전담 브랜드인 'SNI(Success & Investment)'를 통해 패밀리오피스를 포함한 슈퍼리치 자산관리 시장을 주도해왔다.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 내부의 VIP 전용 라운지. 한쪽에는 바리스타가 상주하며 음료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이승형 기자]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 내부의 VIP 전용 라운지. 한쪽에는 바리스타가 상주하며 음료를 제조하고 있다. [사진=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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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의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에 VIP 전용 라운지, 곳곳에 걸려있는 예술품이 눈에 띄었다. 홍은미 KB증권 이사가 센터장을 맡고 있다. 홍 센터장은 KB증권인상 대상, 개인(PB)부문 금상 등을 받은 자산관리 전문가다.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금융센터가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한 것은 은행, 증권 복합점포로 운영 중이라는 점이다. KB그룹 내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총동원한 통합적인 서비스로 반포 지역의 자산관리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의 내부. 고객 한 명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승형 기자]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의 내부. 고객 한 명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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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의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는 다수의 고객으로 분주한 분위기였다. 한국투자증권 반포PB센터에는 20년 경력의 이혜정 센터장이 있다. 이 센터장은 한국투자증권 송파PB센터, 잠실PB센터 등 핵심 점포를 거치며 시장분석, 부동산 및 세무 관련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층에서 경쟁하는 유안타증권 GWM반포센터는 윤향미 센터장이 이끌고 있다. 30년 경력의 윤 센터장과 그 아래 시니어 PB들 모두 자산관리업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다.


이곳 원베일리 상가에서 만난 한 증권사 PB는 "70대 이상 기존 부유층은 물론 20~30대 신흥 슈퍼리치까지 반포에 모여들고 있다"며 "인근 지역의 잠재 고객까지 더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지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초부유층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것도 사실"이라며 "경쟁 점포들이 한 건물에 모여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항상 긴장 상태로 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6곳의 증권사가 한 곳에 있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원베일리만 방문해도 어떤 곳이 경쟁력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고객 한 분을 유치하면 해당 고객이 지인들도 추천해 주신다"며 "소수의 초고액자산가만 모셔도 실적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각자 차별화된 경쟁력 내세워…"슈퍼리치 니즈 맞춰 계열사 역량 총동원"

반포 원베일리에 밀집한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우며 WM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초부유층의 주요 관심사인 절세, 상속 및 증여는 물론 다양한 투자상품 제시, 기업금융 연계, 대안 투자 등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고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4층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WM. [사진=이승형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 상가 4층에 위치한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WM. [사진=이승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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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증권사 관계자는 퇴직연금이 초고액층 자산관리에서도 그 절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요한 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정택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 반포WM 이사는 "강남, 서초 지역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자산관리 전문 PB들이 이곳에 집결했다. 20~30대 신흥 부자부터 여러 채의 부동산을 보유한 80대 초고액자산가까지 고객층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산운용, 법인자산 관리, 가업승계, 세무, 부동산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추가로 배치했다"며 "특히 비중 있는 업무 중 하나는 퇴직연금의 운용 및 인출을 포함하는 노후설계 컨설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고액 자산가는 현업에 집중하느라 노후설계에 대한 관심이 있어도 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들다"며 "오늘 지점에 방문하신 한 법인 부사장 고객과는 퇴직연금, 절세, 증여에 대해 집중적으로 상담했다"고 말했다.


또 절세에 특화된 상품이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오 이사는 말했다. 그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에서만 판매가 진행됐던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며 "아무래도 안정성이 높고 확정 수익이 있는 상품인데다 절세까지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가 초고액층 고객을 위한 아트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가 초고액층 고객을 위한 아트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KB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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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센터장도 "슈퍼리치들의 가장 큰 관심은 절세"라며 "KB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 반포센터의 경우 증권, 은행의 역량을 합친 복합점포이기 때문에 절세 측면에서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센터장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고객 니즈에 맞는 컨설팅, 세미나를 준비한다. 미술품에 관심이 많은 고객을 위해 미술품 경매사를 모시고 진행하는 아트 세미나, 영리치의 자녀를 위한 자녀 유학 및 입시 컨설팅 등 다른 곳에서 제공하기 힘든 세미나를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자산관리는 물론이고 증여 및 상속 관련 세무, 법률 상담을 위한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있다. 궁극적으로는 패밀리오피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산가들의 포트폴리오는 최근 리밸런싱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이 센터장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자산가들은 연초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을 조금씩 줄이고, 다가올 금리 하락 국면에 대비해 헬스케어와 같은 성장주 또는 금융 등 저평가 섹터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약한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부 자산은 현금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시장의 화두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서 이 센터장은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진행 상황을 보며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산가들이 금투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절세 때문"이라며 "같은 맥락에서 슈퍼리치들은 비과세가 적용되는 브라질 국채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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