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삼겹살·소주 먹었을 뿐인데 마약 사범?"…여행중 식음료 주의

국정원 "대마 합법 지역 여행 시 주의 필요"
대마 표기 등 주의해야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식음료 가운데 대마 성분이 함유된 것을 한국인이 섭취하게 되면 불법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마 소주, 한국식 디자인하고 일반 음료와 함께 진열돼 '오인 주의' 당부

태국에서 판매하는 대마 성분이 함유된 무알콜 소주. 한국식 디자인에 한글 상표가 적혀있어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일반 소주로 오인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국가정보원]

4일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우리 국민이 대마초가 합법화된 지역이나 대마 함유 제품이 성행하는 국가를 여행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마약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태국, 캐나다, 미국 일부 주 등 대마초가 합법인 지역에서는 식당·편의점 등에서 대마가 함유된 쿠키나 음료수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한국의 소주 디자인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무알코올 대마 소주' 등이 일반 음료와 함께 진열돼 팔리고 있지만, '대마 성분 함유' 문구가 태국어로만 표기돼 있어 한국인에게 일반 소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 대마 음료가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일반 음료와 함께 진열돼 있어 일반 음료로 인지할 수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국정원은 대마 성분 함유 문구가 현지어로만 표기된 경우가 많으므로 잘 모르는 현지 식음료 제품을 구입할 때는 대마를 의미하는 특유의 일곱 또는 아홉 갈래 잎사귀 도안과 영문 표기 'cannabis', 'marijuana', 'weed' 등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대마잎 쌈 삼겹살·마약 사탕·환각 버섯도 주의 필요

태국에서 대마잎 쌈 등 대마초를 재료로 한 상차림이나오는 대마 삼겹살 광고. [이미지출처=국가정보원]

또 한류와 함께 한국 식문화도 널리 전파되어 해외 식당에서도 삼겹살을 접할 수 있다. 문제는 대마잎 쌈이나 대마 함유 소금이 함께 나오는 '대마 삼겹살'집인 경우가 있어 역시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일부 동남아 국가는 클럽을 비롯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흥업소에서 '마약 사탕' 등 다양한 불법 환각 물질이 유통된다. 캐나다에서도 한국에서는 마약류로 분류하는 '환각 버섯'이 곳곳에서 팔린다.

마약류 섭취·투여 후 2차 범죄시도 사례도…"해외여행 중 마약 식음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 강조

이와 함께 마약을 이용해 해외 여행객을 노린 '셋업 범죄'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마약을 투약하거나 섭취하게 한 뒤 납치나 감금 등 2차 범죄를 시도하거나 수사기관 신고를 빌미로 금전을 갈취하는 사례 등이 있다. 국정원은 "올해 초 태국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젤리를 먹은 후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마약 양성반응이 나온 사례가 있다"며 해외여행 중 마약 식음료를 먹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