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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로 때워도 감당 안 돼"…시급 '1만1200원' 인상안에 자영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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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주 등 자영업자, 최저임금 인상 근심
자영업 10만개 폐업 전망도 나와

내년 최저임금 논의 과정에서 노동계가 1만1200원을 요구하자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우려하고 있다. 편의점, 식당 등 소규모 사업장들은 온 가족을 동원해 인건비 상승을 몸으로 때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10만개가량이 폐업할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씨(40)가 판매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심성아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정모씨(40)가 판매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사진=심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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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만난 편의점주 정모씨(40)는 “내년에 최저임금을 더 올리면 폐업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하면 남는 게 없다”며 “다 같이 죽자는 소리”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정씨는 하루 8~12시간 편의점에서 지키고, 2년 전부터 아르바이트생 대신 가족들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자영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30)는 “다른 업종은 모르겠지만 음식점은 각종 수수료부터 재료비 등 안 오르는 것이 없는데 최저임금까지 올라가면 감당이 안 된다”고 한탄했다.


광주 남구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조모씨(38)는 6개월 전부터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잘랐다. 조씨는 “매출이 눈에 띄게 늘지 않는 이상 최저임금이 오르면 사실상 내 월급에서 떼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최저임금이 매년 올라가면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업종별로 차등하는 게 어렵다면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 역할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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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요구대로 최저임금이 13.6% 인상되면 4인 이하 소기업 9만6000개가 폐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은 “유럽 15개 국가의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한 실증분석 결과 최저임금 1% 상승 시 종업원 1∼4인 기업의 폐업률은 0.77% 높아졌다”며 “노동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적용하면 9만6000개가 폐업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상권에 텅빈 상가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 상권에 텅빈 상가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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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영계와 노동계는 지난 9일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고 협상을 시작했다. 사용자 측은 9860원 동결을 요구했고, 근로자 측은 1만2600원을 제시했다. 양측은 이날 1차 수정안으로 각각 1만1200원과 9870원을 내놓았다. 노동계는 계속된 고물가와 근로자 실질임금 하락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지급 능력 약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 자영업 쪽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다. 임금 분포상 중위소득 비율이나 지난해 최저임금을 못 받은 노동자의 수 등 최저임금 인상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객관적 지표를 통해 확인하고 적정 수준을 찾아야 한다”며 “만약 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 정부가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가졌는지 등 여러 가지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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