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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2연속 금리동결, 환율·가계부채 불안에 최장기간 묶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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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세지만 환율, 집값 등 불안 요소 많아
미국이 9월에 금리 내리면 한은도 10월께 내릴 가능성
내수 개선 위해 미국보다 빠른 8월 금리인 가능성도 제기

한은 12연속 금리동결, 환율·가계부채 불안에 최장기간 묶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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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12차례 연속 동결했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진 데다 외환시장 역시 불안해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부진한 내수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빠르면 다음 달, 늦어도 오는 10월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이날까지 12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3.50%의 기준금리는 작년 1월13일부터 이날까지 약 1년6개월28일 동안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역대 최장 동결기간이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기간은 2016년 6월9일부터 2017년 11월30일까지의 1년5개월21일이다.


물가 안정세지만 환율, 가계부채 등 불안 요소 많아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다시 들썩이는 가계부채와 고환율 등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가계부채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6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6조3000억원으로 작년 8월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누적 증가 규모도 26조5000억원에 달하며 2021년 상반기 이후 3년 내 최대다. 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이야기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 9일 국회에 출석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하하면 수년 전의 집값 폭등, 가계대출 급증 등의 금융 불안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 불안도 지속 중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4월 장중 1400원을 찍고 현재도 1380원대에 머물고 있다. 경제위기가 아닌 상황임에도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이렇게 장기간 머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고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는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는데 이는 작년 7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아직 한은의 목표 수준인 2%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앞서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고려의 전제 조건으로 언급한 '하반기 2.3~2.4% 흐름'에 근접한 수준이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금융시장연구실장은 "원화 약세 우려로 한은이 현재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가계부채가 늘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 역시 위험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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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먼저 금리 내려야 우리도 내린다는 의견 많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아직 인하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앞서서 금리를 내리는 것도 한은에는 부담 요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은 우리가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자금유출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오는 9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물가상승률이 Fed 목표치 2%로 떨어지기 전이라도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인하를 "인플레이션이 2%에 완전히 도달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인플레이션은 하방으로 움직일 것이고 아마도 2% 아래로 내려갈 것인데 이는 우리가 바라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Fed가 오는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우리도 10월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시아경제가 지난주 경제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1인의 전문가가 오는 10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통화정책의 최대 변수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꼽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최대 변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라며 "현재의 불안한 환율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현재의 불안한 외환시장을 고려할 때 미국이 오는 9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우리는 10월께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안정되는 물가와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해 한은이 다음 달에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가 내수 위주로 매우 부진하고 수출도 반도체 혼자만의 질주여서 내용 면에서 불안하다"며 "한은이 경기 활성화를 위해 8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인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올해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가 23조원에 달하는 만큼 자금 유출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려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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