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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앞두고..."프랑스, 노숙자 수천명 파리 밖으로 쫓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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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2024 파리 하계 올림픽대회'를 앞두고 수천명의 노숙 이민자들을 버스에 태워 파리 밖으로 쫓아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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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파리시 당국자들은 도시 전역의 노숙자들에게 리옹, 마르세유 등으로 향하는 버스를 탈 것을 권유하고 있다. 파리시에서 퇴거당한 규모는 지난해에만 약 5000명이며 이들 대부분은 독신 남성이라고 파리시 고위 당국자는 설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당국자들은 다른 지역에 주거 공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들 대부분은 파리와 멀리 떨어진 지역의 낯선 거리에서 다시 노숙자가 되거나, 추방 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NYT는 "정부는 다른 지역에 주거지를 약속했지만, 버스를 따라 가본 결과 절박한 상황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행정부는 이러한 버스 운행이 올림픽 개최와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파리시의 주택난을 완화하기 위한 자발적 참여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NYT는 이와 관련해서 한 정부 주택담당자가 "경기장 근처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해 올림픽 개최 이전에 이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이메일을 확보한 상태다. 해당 이메일은 앞서 현지 언론에 최초 보도됐었다.


중앙아프리카지역 차드 출신의 모하메드 이브라힘 씨는 NYT에 "올림픽 때문에 쫓겨났다"고 말했다. 올림픽 빌리지 근처의 버려진 시멘트 공장에서 퇴거당한 그는 파리 남쪽의 빈 건물로 이사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경찰이 해당 건물에서 주민들을 쫓아내면서 버스를 타고 남서쪽 2시간 거리인 오를레앙 외곽의 한 마을로 이동하게 됐다. 동일한 버스에 탑승했던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우마르 알라민 씨는 "무작위로 티켓을 준다"면서 "오를레앙으로 가는 표라면, 오를레앙으로 간다"고 전했다.


올림픽 선수촌과 신축 경기장 등의 시설이 설치된 파리 동북부 센생드니 지역은 가난한 교외지역이자 3명 중 1명이 이민자일 정도로 이민자 비중이 높다. NYT는 지난해부터 이 지역에서 경찰이 시 공무원과 함께 노숙자 캠프, 버려진 건물을 급습하는 빈도를 확대했고, 사람들을 다른 지역으로 쫓아냈다고 전했다. 수단 출신으로 샤를 드골 공항에서 비행기 청소일을 하는 유수프 아호메드 씨는 "그들은 우리에게 주거와 사회적 도움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와서 사람들을 포위하면서 버스를 타야만 하는 분위기가 강제적으로 조성되기도 했다고 알라민 씨는 덧붙였다.


NYT에 따르면 버스에 탑승한 이들은 새로운 도시에 도착한다. 이후 최대 3주간 대피소에서 생활하며 망명 자격 심사를 받았다. 망명 자격이 있는 이들의 경우 이 과정에서 장기 거주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임시거주지에 있는 사람들의 약 60%는 장기 거주지를 얻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일부는 추방 명령을 받았다. 변호사 에마뉘엘 페이레라는 "추방의 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결국 대부분의 사람이 다시 새로운 도시에서 노숙생활을 하게 되는 셈이다. 오드리 가리노 마르세유 부시장은 NYT에 "마르세유에서 노숙자들을 위한 거처를 찾을 돈은 없지만, 파리에서 노숙자들을 데려올 돈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NYT가 방문한 오를레앙 보호소에는 직원조차 없었다. 아호메드 씨는 "(주거와 사회적 도움을 약속받고 버스에 탔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를 버스에 태우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지역 보호소에서는 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떠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취재를 위해 프랑스 파리, 오를레앙 일대의 거리 캠프, 버려진 건물, 비상 쉼터를 찾아 노숙자들을 만난 NYT는 "이들은 다시 불법 거주자(squatters)가 됐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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