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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印尼 민주주의 후퇴?…대선 승리한 '프라보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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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육군 장성 출신인 프라보워 수비안토(72·사진) 후보가 조코 위도도(조코위) 현 대통령의 지원 아래 승리했다. 인권 탄압으로 20년간 미국 입국이 금지됐던 수비안토가 경제발전 성과를 앞세워 '조코위 왕조'를 구축하려는 조코위 대통령과 손을 잡으면서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 [사진=블룸버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후보.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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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엘리트 가문 출신인 프라보워는 아버지가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인 수카르노 정권에서 경제부 장관 등 여러 장관직을 역임한 경제학자였다. 그의 조부는 인도네시아은행(BNI)의 설립자이자 정부 최고자문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냈다

1951년 수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프라보워는 어린 시절을 영국 런던 등 해외 여러 곳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군인이 됐고, 1998년 육군 중장으로 불명예 제대하기 전까지 28년 동안 복무하면서 특수부대 사령관 등 요직을 거쳤다. 1976년 인도네시아령이던 동티모르로 파견돼 분리 독립운동을 강경 진압하면서 당시 수하르토 대통령의 눈에 들었고, 1983년 그의 딸과 결혼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수하르토의 사위로서 군 요직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에서 반정부 세력을 강경 진압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특히 동티모르에서 강경 진압에 나선 일로 2022년까지 미국 입국이 제한됐다가 최근에야 풀리기도 했다.


1998년 수하르토가 물러나며 불명예 제대한 프라보워는 아내와 이혼한 뒤 해외로 망명했다. 이후 2001년 귀국한 그는 펄프 회사를 설립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2008년 그린드라당을 창당하고 정계 진출에 나섰다. 2014년과 2019년 연이어 대권에 도전했지만, 조코위 대통령에게 패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정적'이자 야당 대표인 프라보워를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또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자신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를 프라보워의 러닝메이트로 만들었고, 프라보워와 기브란을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프라보워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낙선 시 정계에서 은퇴하고, 당선 시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조코위 대통령 지지표와 함께 동정표가 쏟아지면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공약에서 조코위 대통령의 경제·외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 기조도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조코위 대통령이 현재 자카르타인 수도를 칼리만탄섬으로 수도를 옮기겠다며 '신수도 누산타라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프라보워 역시 이 계획을 이어받아 연속성 있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수하르토 축출 이후 인도네시아에 찾아왔던 자유의 시대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프라보워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킨 '킹메이커' 조코위 대통령의 세습 독재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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