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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인물]日 1만엔권 새 인물 '시부사와 에이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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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한반도 경제 침탈 앞장서 韓에 치욕 안긴 인물
"2019년 아베 정권 결정 시정 않고 그대로 발행"

일본이 다음 달 20년 만에 새로운 지폐 3종을 유통하는 가운데 1만엔권 지폐에 일제강점기 경제 침탈의 장본인인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화가 들어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부사와 에이이치(?? ?一·1840∼1931)'는 근대 일본의 기업가로, 다양한 기업과 학교의 설립·운영에 관여해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현재 유통 중인 일본의 1만엔권 지폐. [사진=연합뉴스]

현재 유통 중인 일본의 1만엔권 지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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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유신 직후에 혼란스러웠던 일본에서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개념인 '벤처투자자'로서 500개의 기업을 설립했고, 600개의 사회공헌기관을 세웠다. 일본 최초의 은행과 주식거래소, 제지 회사, 철도, 물류 회사부터 도쿄가스, 일본전신전화공사(NTT), 제국호텔, 기린맥주, 대일본제당 등을 설립하거나 주도했다.

일본의 8대 재벌 대부분이 그와 동업하거나 경쟁하며 성장했다. 마음만 먹었다면 재벌이 될 수 있었으나 '청부(淸富, 깨끗한 부자)론'을 내세우며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데 자신의 재산을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서 비판받는 인물이다. 특히 대한제국 시절 이권 침탈을 위해 한반도에서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고 스스로 지폐 속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국에 치욕을 안기기도 했다.


대한제국에서는 1902∼1904년 일본 제일은행의 지폐 1원, 5원, 10원권이 발행됐는데, 이 세 종류 지폐 속에 그려진 인물이 바로 당시 제일은행 소유자였던 시부사와였다. 대한제국이 1901년 외국 돈의 유통 금지와 금본위 제도의 채택을 내용으로 하는 자주적 화폐 조례를 발표하자 일본 제일은행은 화폐를 발행할 것을 요구한 뒤 무력 시위를 통해 대한제국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했다.

8월부터 일본에서 발행될 1만엔권 새 지폐에 새겨진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 [사진=서경덕 페이스북]

8월부터 일본에서 발행될 1만엔권 새 지폐에 새겨진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초상. [사진=서경덕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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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일본 ANN 뉴스 등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 달부터 1000엔, 5000엔, 1만엔 등 화폐 3종을 교체 발행한다. 일본이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한 것은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1000엔권과 5000엔권만 바꿨고, 1만엔권 인물은 1984년 이후 40년 만에 교체되는 것이다.

시부사와 등 새 지폐 3종에 등장하는 인물은 2019년 아베 신조 정권에서 결정됐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만엔권의 새 얼굴에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등장해 한국인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1만엔권의 등장인물은 지난 2019년 아베 정권에서 결정한 것인데, 이를 시정하지 않고 그대로 발행하는 기시다 정권도 문제가 크다"면서 "일제 식민 지배를 받은 한국에 대한 배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역사를 수정하려는 전형적인 꼼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새 지폐 발행 이유로 위조 방지 등을 꼽았으나, 내심 부수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기존 자동판매기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교체하는 수요가 생기면서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ATM 교체 등에 드는 비용을 약 1조6000억엔(약 13조9000억원)으로 추정하며 일본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27%가량 끌어올리는 경제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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